From  Stocks & Economics  2010. 1. 26. 22:30
며칠전, 조금있으면 사회초년생이 될 어떤 누나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돈관리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나는 얼마나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사실 예전부터 글을 써보고싶던 주제였기 때문에, 분석이나 전략이라기 보다는 현재 나의 상태를 파악해보고, 어떤식으로 하면 좀더 효율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할지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자산관리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사실은 이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인 유동자산라 할 수 있는 현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고, 유가증권 이야기도 조금은포함될 것이다.


나에게는 3개의 주 계좌가 있다. 각각의 역할이 조금씩 다르고, 나름 생각한대로 분리되어 운영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그것들을 나열 해본다.

첫째,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유입출금 통장이다. 오래전부터 갖고있던 계좌로, 이자수익을 얻어보자는 데에서 사용한다는 의미보다는 하나의 임시적인 무형 창고 개념의 현금 저장소이다. 그러므로 용돈(은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용돈개념 보다는 어쩌다 생긴 돈이나 현금을 갖고 다니기 싫어서 잠시 저장해두는 돈)을 저축이 아닌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한다든지, 장학금을 받은뒤에 그것의 일부를 등록금으로 내고 나머지 돈을 부모님께 쏴드리기 위한 임시저장소와 같은 용도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좀 있다가 설명할 cma카드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계산을 이 카드로 해결하였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카드로 빠지는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돈이 쌓이지도 않는다. 말그대로 컴퓨터의 Temp 폴더와 같은 곳이 바로 이 첫번째 계좌이다.
이 계좌가 사실 조금 웃긴 면이 있는데, 자유입출금 용으로만 사용되는 것이아니라, 차이나 펀드계좌가 하나 있고, 거기에 주택청약계좌까지 포함되어있다는 점이다. 펀드같은 경우는 어머니가 남들 다들 들길래 들었던 묻지마식 적립식펀드로 애초에 별로 들어가고싶지도 않았다. 리먼브라더스가 박살나던 2008년 10월정도까지 반토막이 났지만 계속 적립을 하다가 이제는 도저히 더 이상은 못넣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적립을 그만두고 보유만 하고 있는데, 사실 가장 빠져나오고 싶은 항목 중에 하나이다. 한창 경제가 회복하고 수익률이 -7~8퍼센트까지 회복을 했지만, 요즘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이니 출구전략이니 뭐니 해서 원금이 오려면 아직 멀었지 싶다라고 느낀다. 주택청약저축계좌 같은 경우, 매달 적금식으로 부모님이 조금씩 넣어주시는 계좌로, 사실 내용도 잘 모르고 넣은 횟수나 기간이 중요해서 꼬박꼬박 넣어야 나중에 주택 청약시에 순위가 된다 정도의 내용만 알고 있기 때문에, 다음에 설명할 입금전용 계좌로 이동만 할 수 있으면 이동하고 싶다.

둘째, 출금은 거의 없고 매달 입금만 있는 우체국 통장이다. 대학교에 오기 전까지는 우체국 계좌가 있지도 않았다. 특이하게 여기 KAIST는 학자금이라는 명목으로 학사생들에게 매달 13만5천원씩을 우체국 계좌로 쏴주었다(09학번부터는 안타깝게도 현금으로 주지않고 음식만 사먹을 수 있는 싸이버머니개념으로 제공). 보통은 식비로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한 편이지만, 나는 최대한 이 우체국 계좌를 보전하려고 노력했고, 1~2학년때는 DSLR이나 IPod Touch와 같은 값이 되는 물건들을 사기 위해 어느 목표가 이를때까지는 최대한 입금으로만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2학년 때는 근로장학생을 하면서 한달에 또 10만원씩 받은것을 꼬박 꼬박 적금식으로 저축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것저것 사고싶은걸 다 사고나니 이 계좌로 매달 들어오는 돈을 아얘 처음부터 없다고 생각하고 지내보기로 하였다. 어찌보면 13만5천원이 큰 돈이 아니지만, 한학기가 지나고 나서 보면 50만원이 넘는 돈이 저축되어있는걸 보니 신기했다. 최대한 돈을 필요한 곳에만 사용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꽤나 좋은 습관으로 몸에 벤 것 같아서 사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좌중에 하나이다.(저축스타일인건가-_-) 마지막 졸업학기때는 개별연구를 하면서 랩에서 수탁연구비 세달치가 나와서 역시 하나도 안쓰고 모아두었다가 뒤에 설명할 cma계좌로 한방에 전송하였다. 매달 돈이 나올때마다 cma계좌로 옮겼다면 그돈갖고 별로 잘 하지도 못할 주식을 매수한다던지 삼겹살로 변모되었을 것이다. 석사부터는 랩비(비밀)+학자금(25만원)이 지급 되기 때문에 이점 역시 고정수입?으로 판단되어 이 계좌로 열심히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주식투자 및 쏠쏠한 cma 이자를 위한 미래에셋/우리투자증권의 계좌이다. 08년 여름에 시작되었던 직접투자는 나의 집 앞의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당시 자사주 매입 공시를 보고 아무생각없이 매수했던 sk케미칼, 나는 전자과니까 엔씨소프트 말고 전자 관련주를 사야지 하고 샀던 하이닉스가 나의 첫 거래 종목이었다. 겨울에 역시 리먼 폭탄을 쳐맞고 계좌가 반토막이 채 안 되었지만, 기다리고 기다려서 둘다 수익을 내고 나왔다. 이래저래 주식 투자에 관해서는 쓸 말이 많지만 여기서는 그것이 목적이 아니라 계좌 사용 용도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에 다음에 얘기를 다시 해보려 한다. 이 계좌같은 경우는 cma라는 독특한 특성을 지닌 계좌이다. Cash Management Account의 약자인 cma는 예탁금을 어음이나 채권에 투자하여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실적배당 금융상품으로 약정 연이자율에 대하여 매일매일 365로 나눈 단리개념의 이자가 지급되는, 나의 기준으로 아주 신기하고 재미있는 상품이다. 내가 처음 cma계좌를 만들었을 때만해도 거의 이자율이 5%정도에 달했던 것 같은데, 제작년 글로벌적으로 경제가 안좋아지면서 이자율이 거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하락하여 지금은 2.5%정도를 주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엄청나게 적은 양 같지만, 제일 처음 썼던 자유입출금 계좌를 생각해보면 돈을 예치만 해도 그 시간에 비례하여 몇백원 몇천원이라도 쌓이는건 cma의 매력이 아닐 수가 없다. cma계좌에 연계된 체크카드는 대부분의 소비생활에 사용하는 편인데(소위 카드 긁는것), 이것도 다 이유가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혜택이 더 많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카드 2천원당 사용당 1마일리지씩 적립해주는데, 벌써 천마일리지가 넘게 쌓여서 이미 모아둔 마일리지랑 합쳐서 일본에 공짜로 놀러가볼 계획도 세우보고있다(허허허). 결론적으로 주식을 한다는데에 의미가 있는 계좌이기도 하지만, 최대한 100만원 정도는 항상 현금으로 유지시켜서 소비에 의한 여러 혜택을 누려보자는 생각이 들어있는 계좌이기도하다.

생각보다 별로 뛰어나지도 않고, 특별한 것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낭비를 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위의 항목중에 가장 수정하고싶은 항목은 그지같은 중국펀드를 현금화해서 나오는 것이다. 두 달 정도만 더 적립했다면 원금타이밍이 와서 바로 환매를 했을텐데, 제작년 10월에 멈춘것이 많이 아쉽다. 사실 그때 나 쓸돈도 없어서 펀드 매수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조금더 지켜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현금화 할 계획이다. 주택청약은 옮길 수 있다면 옮기고 아니면 그대로 놓아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

정리하며,
재테크, 금융 등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자산 관리는 자기와의 싸움이지, 친구와 얽매여도, 전문가와 얽매여도, 심지어는 가족과 얽메여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애널리스트 따라서 샀다가 물리거나, 절친에게 돈빌려줬는데 몇달동안 갚지 않는등의 문제가 생길때 참으로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다. 인간의 소비라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하고, 최소한의 소비가 실현되는 환경에서 최대한 안정적인 이율을 낼 수 있도록, 또는 감내할만한 최소한의 위험으로부터 적당한 수익을 바라보는식의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여기서 최소한의 소비라는 것은 미친듯이 찌질하게 밥굶으면서 살라는것이 아니라 자산관리의 마음가짐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정할 수 있는 최대의 소비 마지노선을 말한다). 너무나 일반적인 전략이라 쉽고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개인적인 경험상 참으로 실현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위의 전략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고찰과 자신에 맞게 커스터마이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나의 조그마한 노력들.
1. 참고로 나는 현금결제를 싫어한다. 최대한 카드 결제를 하기 때문에 현금은 많아야 2만원정도만을 항상 들고다닌다(물론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이다). 지갑이 가벼워짐은 물론,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이 10원 단위까지 어디서 어떻게 썼는지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소비패턴 자가 분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2. 포트폴리오파일을 엑셀로 정리해 두었다. 여기서 포트폴리오라 함은 미래/우리/우투/우체/기타 계좌별로 주식/현금/펀드/기타들이 어떻게 돌아가고있는지 각각을 기록하여 월별(일별은 포기)로 기록하는 것이다. 나 전용 hts가 생긴것같아서 재미있고 또한 유용하기까지 하다.

누구나 관심을 갖고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부자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라기보다는 거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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