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카이스트에서 4번째 자살한 친구는 내 고등학교(KSA) 후배라더라...
그래서인지 남일같지가 않고 마음이 참 아프다.
KAIST 10학번 수리과학과 박모군의 명복을 빕니다 ▶◀
8일 아침 카이스트 학생들 전체에게 포워딩 된 메일이 있어서 공유한다...
먼저간 학우들에게
미안하다.
외로이 스스로의 목숨을 던지는 너에게
너의 고통을 알지도 못하고
손을 내밀지 못한
내가 미안하다.
네가 좌절하여 주저앉았을 때
찾아가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죄인이다.
네가 울게 하려고 공부시킨 것이 아닌데
네 열등감을 깨우치려 가르친 것이 아닌데
네가 주저앉으라고 달리게 한 것이 아닌데.
서로 보살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인생이란 경기를 알려주지 못했구나.
나만 앞서 나가서
결코 행복할 수 없음을 가르치지 못했구나.
과학자이기 이전에 사람인 것을.
유능하기 전에 사랑 받아야 할 연약한 존재인 것을.
KAIST가 사람냄새 나는 캠퍼스이어야 하는 것을.
그러나 발 헤엄을 멈추면 가라 앉는 인생의 중력이
우리 눈앞에 있음도 잊을 수는 없구나.
미래를 지킬 힘이 오늘의 훈련에서 나옴도
게을리 할 수 없구나.
이 나라를 지킬 힘이
우리의 연구에서 나와야 함도 망각할 수 없구나.
미안하다.
그러나 너희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
오늘의 슬픔을 딛고
언젠가 KAIST가 이 나라를 살렸다고 하겠다.
KAIST 졸업생들이
후손들의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다고 하겠다.
너희들의 죽음 만큼 아프게
우리의 가슴에 이 숙제가 남아 있다.
너희같이 아픈 제자들이 찾아오도록
내 방문을 열어 놓는다.
[먼저간 제자들의 명복을 빌며 경영대학 이재규 교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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